추석이 가까워지면 가족이 한자리에 모이는 시간이 많아집니다. 맛있는 음식을 먹고 오랜만에 이야기를 나누는 것만으로도 좋지만, 식사를 마친 뒤에는 무엇을 하며 시간을 보낼지 고민하게 됩니다.
저도 명절에 가족들과 함께 있다 보면 이런 순간을 자주 경험합니다.
“우리 영화 한 편 볼까?”
처음에는 모두 좋다고 합니다. 그런데 막상 무엇을 볼지 정하려고 하면 생각보다 쉽지 않습니다.
누군가는 웃기는 영화를 좋아하고, 누군가는 잔잔한 이야기를 좋아합니다. 또 어떤 사람은 무서운 장면을 싫어하고, 아이가 함께 있다면 어른들 취향만 생각할 수도 없습니다.
그래서 가족과 함께 보는 영화는 혼자 영화를 고를 때와는 기준이 달라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가족영화라고 해서 모두에게 맞는 것은 아니었다
예전에는 ‘가족영화’라는 말을 보면 부모님부터 아이들까지 누구나 편하게 볼 수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가족들과 함께 영화를 보다 보면 그렇지만은 않았습니다.
내용은 따뜻해도 어린아이가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고, 재미있는 작품이라도 부모님에게는 이야기가 너무 빠르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반대로 어른들에게 감동적인 작품이 아이들에게는 지루하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요즘은 단순히 ‘가족영화’라는 표현만 보고 고르기보다 함께 보는 사람이 누구인지부터 생각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느낍니다.
어린아이와 함께라면 관람등급부터 확인하기
가족 중에 어린아이가 있다면 가장 먼저 확인할 것은 관람등급입니다.
영화에는 전체관람가부터 연령별 관람등급이 표시되어 있습니다. 아이가 함께 보는 자리에서는 내용이 재미있는지도 중요하지만 아이가 보기에 적절한 작품인지 먼저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예고편만 보고 영화를 판단하면 실제 내용과 분위기가 다르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저라면 아이들과 함께 볼 때는 무섭거나 자극적인 장면이 많은 작품보다는 이야기를 쉽게 따라갈 수 있는 작품을 먼저 찾아볼 것 같습니다.
영화를 본 뒤 아이와 “어떤 장면이 제일 재미있었어?”라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면 그것도 좋은 추억이 될 수 있습니다.
부모님과 함께라면 이야기의 속도도 생각해보기
부모님과 영화를 볼 때는 또 다른 부분을 생각하게 됩니다.
화면이 너무 빠르게 바뀌거나 등장인물이 지나치게 많으면 내용을 따라가기 어렵다고 느끼실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부모님과 함께라면 화려한 장면이 많은 작품보다는 이야기가 비교적 분명하고 인물들의 관계를 이해하기 쉬운 영화를 고르는 편이 더 좋다고 생각합니다.
가족, 인생, 우정처럼 세대가 달라도 함께 이야기할 수 있는 소재라면 영화를 보고 난 뒤 자연스럽게 대화도 이어집니다.
영화 한 편이 가족 대화의 시작이 되는 셈입니다.
명절에는 너무 긴 영화도 부담스러울 수 있다
평소에는 두 시간이 넘는 영화도 충분히 볼 수 있지만 명절에는 상황이 조금 다릅니다.
식사 준비도 해야 하고 찾아오는 가족도 있으며 중간에 자리를 비워야 할 일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저도 영화를 보다가 누군가 부르면 잠시 일어났다가 돌아오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다 보면 중요한 장면을 놓치고 다시 내용을 물어보게 됩니다.
그래서 여러 사람이 함께 보는 명절에는 작품의 내용뿐 아니라 상영시간도 확인하면 좋습니다.
가족 모두가 여유롭게 앉아 있을 수 있는 시간을 먼저 정하고 그 시간에 맞는 영화를 고르는 것이 훨씬 편합니다.
코미디를 좋아하는 가족과 잔잔한 영화를 좋아하는 가족
가장 어려운 것은 역시 취향 차이입니다.
한 사람은 신나게 웃을 수 있는 코미디를 원하고 다른 사람은 조용하고 감동적인 이야기를 원할 수 있습니다.
이럴 때 한 사람이 무조건 정하기보다는 두세 가지 정도 후보를 정해놓고 함께 선택하는 방법이 좋았습니다.
“오늘은 이 중에서 어떤 게 좋을까?”
이렇게 물으면 영화를 고르는 과정 자체가 가족의 작은 놀이가 됩니다.
한 번에 모든 사람의 취향을 만족시키기는 어렵지만 서로 조금씩 양보해서 정한 영화라면 보는 분위기도 훨씬 편안해집니다.

집에서 볼 때는 작은 영화관처럼 만들어보기
꼭 극장에 가야만 영화를 즐길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명절에는 가족이 많아 이동하는 것 자체가 번거로울 수 있기 때문에 집에서 영화를 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저라면 식탁을 정리하고 방의 조명을 조금 낮춘 뒤 간단한 과일이나 간식을 준비해보고 싶습니다.
휴대전화는 잠시 내려놓고 가족이 같은 화면을 바라보는 것입니다.
평소 집에서 각자 휴대전화만 보고 있을 때와는 분위기가 꽤 달라집니다.
영화가 끝난 뒤 “나는 그 장면이 좋았어”, “나는 저 사람이 제일 기억에 남아”라고 이야기하다 보면 영화보다 그 대화가 더 오래 기억에 남기도 합니다.
영화보다 중요한 것은 함께 보내는 시간
명절에 가족과 함께 영화를 볼 때 꼭 화제의 작품을 찾아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어떤 영화를 보았느냐보다 누구와 함께 보았느냐가 더 오래 기억에 남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아이부터 어른까지 여러 세대가 한자리에 모이는 날은 생각보다 많지 않습니다.
올해 추석에는 식사를 마친 뒤 가족들에게 한번 물어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우리 오늘 영화 한 편 같이 볼까요?”
서로 좋아하는 장르를 이야기하고 작품을 고르는 그 시간부터 이미 가족의 추억은 시작되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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